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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닥터

새학기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1-05-21 12:21    조회 : 591
  • 2021년 3월 학교가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이불 속에서 한시라도 더 잠을 청하겠다는 아이를 깨우느라 진을 뺏을 겁니다.

    매서운 강추위에 유난히 눈도 많았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일 년,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코로나19 상황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고 친구들과 뛰놀던 놀이터에도 고요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2020년 1학기 기준으로 서울, 인천, 경기 지역 초등학생은 고작 평균 12~17일, 중학생의 경우 19~23일 등교했을 뿐이었죠. 이에 2021년에는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게 수업일수 190일을 지키도록 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되었습니다.
  • 학교가 열린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새학기의 새로운 생활 패턴에 아이들이 신속히 적응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상의 세계에서 친구를 만나던 우리의 아이들은 늦은 밤까지 SNS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게임 세상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가 취침 시간을 놓치기도 했을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낮 시간에 주의 집중을 하기 어려워 학습 능력은 떨어졌을 겁니다.

    낮 시간의 졸음과 피곤은 새학기에 감당해야만 하는 학업과 교우관계, 학교의 규칙들 등 다양한 자극들로부터 나를 유연하게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환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유연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외부의 자극에 견뎌내는 유연함을 키워주는 게 좋겠습니다. 새학기 새로운 생활 패턴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기 위한 조건 4가지
     

    ■ 첫 번째, 적정 수면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 권장 수면시간은 6세~13세는 9~11시간, 14세~17세는 8~10시간으로 성인의 권장수면 시간인 7~8시간에 비해 많습니다. 건강한 수면은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며 빠른 인지처리와 불안 및 공포를 없애지만, 반대로 짧은 수면시간은 심한 우울증과 조울증, 계절성 정서 장애와 관련이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수면 개시에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작용하는데 이는 밤 9시경 분비가 시작되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분비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수면 개시 시간은 멜라토닌의 분비가 시작되는 9시에서 11시 사이가 좋습니다. 빛은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 중 하나로 밤사이 작은 불빛이라도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수면 개시 90분 전에는 자극적인 것들로부터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 게임으로 인한 흥분 상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인자입니다.

    ■ 두 번째, 규칙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 탄수화물이 많은 아침 식사는 코르티솔의 분비를 자극하여 아침 시간에 각성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거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시도해보는 노력들은 특히 소아 청소년의 성장을 위해 중요합니다. 야간에는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자제하고 저녁 식후 늦은 밤 야식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에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은 혈관 이완에 도움이 되며, 저녁 식사로 짠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혈관 이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세 번째, 가족 간에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부모는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미리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문제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할 수 있고, 아이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단, 부모의 개입이 필요한 정도의 문제인지도 잘 판단해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가족 간의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은 언제일까요? 언제나 어디서나 예민하게 아이의 상태를 감지해야 하지만,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해보길 제안합니다. 어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 놓고,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보며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마음에 담아 두는 것보다 말로 꺼내 놓았을 때 상황이 구체화되고 아이는 문제를 인지함으로써 해결해나가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네 번째, 몸을 움직이는 운동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ACLM(American college of life style medicine) 지침에 따르면 소아 청소년 시기의 적절한 신체 활동은 최소 1시간 이상의 운동을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는 것입니다. 이는 근력 성장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골격 강화 운동을 통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신체 활동은 잠을 잘 들게 할 뿐만 아니라 숙면을 유지하도록 하며, 단 한번의 신체 활동이라도 뇌의 집중력, 주의력, 감정조절능력, 기억력 및 계획하고 실행하는 수행속도능력을 증진시킵니다. 임상적으로 우울증이 있든 없든 신체활동은 우울증세를 개선함으로 임상적 우울증에 빠질 위험을 낮추며 불안증세를 해소시킵니다. 오후 시간의 적절한 운동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유연함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실내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지만 다양한 방식의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되고 있어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온 가족운동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어른들이 충분히 몸으로 함께 어울려 주고 만져주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호젓한 공원이나 뒷산이 있다면 가족 나들이도 좋습니다.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은 낮의 각성에 도움이 되고 비타민 D 결핍을 막아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교실의 풍경을 떠올려보면, 우리 어른들이 이전에 경험했던 교실이 아닐 겁니다. 플라스틱 칸막이가 있고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 되며 친구와 몸을 부딪히며 뛰어노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많아졌지요. 다양한 자극 요인에 아이들이 보다 쉽게 스트레스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크가 답답하다고 이것을 벗고 교실에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각각의 스트레스 요인들을 요인별로 제거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상황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넉넉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어떤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서도 부드럽고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을 만들어 주는 것, 즉 건강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새학기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진정성 있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육서울병원 김리나 재활의학과 과장(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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