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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닥터

운동하고 생긴 심한 근육통, 지속되면 ‘이것’ 의심해야 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1-05-21 11:50    조회 : 8451
  • 운동하고 나서 간혹 심한 전신 근육통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운동을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열심히 운동을 하면 이런 일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온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프니, 약국에서 진통제나 근이완제를 사서 먹어 보기도 합니다. 근육통이 수일 또는 수 주간 지속되어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예상외로 오래 지속되는 전신 근육통은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둬도 괜찮은 걸까요?

    먼저, 실제로 응급센터를 내원한 한 젊은 남자의 경우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0세 남자가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너무 높게 측정되어, 검진 3일 후 응급센터에 내원하였습니다. 특별한 질환은 없고 건강한 분이었습니다. 건강검진 간기능검사에서 AST/ALT 730/300(단위 IU/L, 정상범위 40IU/L 이하) 였고, 응급센터 혈액검사에서는 AST/ALT 150/160으로 검진결과보다는 감소하였습니다.
  • 일반적으로 젊은 남자가 간수치가 높게 나오면 알코올성 간염, 급성바이러스성 또는 독성간염 등을 먼저 의심하게 됩니다. 음주, 복용약물, 간염 등의 과거력 등을 물어보니 술은 주 1회, 특별히 먹고 있는 약도 없고, 간염을 앓은 적도 없다고 합니다. 병력청취를 하다 보니 일주일 전 전신 근육통이 심하게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크로스핏과 농구를 이틀간 했고, 이후 심한 근육통이 수일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환자 진술을 참고하여 근육효소와 콩팥기능, 소변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하였습니다. 검사결과 높은 근육효소 수치(creatine kinase 5,000IU/L; 정상범위 56-244IU/L)를 보였고, 콩팥기능과 소변검사는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무리한 운동 후 횡문근융해증(가로무늬근융해증, rhabdomyolysis)이 발생했고, 근육효소들이 간에서 대사되며 간수치가 상승한 것이었습니다.
  • 횡문근융해증이란 무엇이고, 언제 잘 발생하나요?
  • 횡문근융해증은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으로 인해 근육이 손상되며 장기를 망가뜨리는 질병입니다. 단시간에 많은 운동량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에 잘 발생합니다. 운동선수 및 군인에서도 발생하며 일반인의 경우, 크로스핏과 스피닝 같은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운동을 한동안 쉬었다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했다든지, 팀워크를 중시하고 서로 격려하는 운동에서 그 강도가 개인역량에 비해 과할 경우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군인들이 행군과 같은 높은 강도의 훈련을 받은 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횡문근융해증을 확인하는 방법, 소변이 콜라색?
  • 횡문근 융해증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콜라색 소변을 확인해야 된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에서 소변이 콜라색인 경우도 있지만, 소변 색이 평소와 비슷하거나 약간 진해진 것 같다고 표현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하면 근조직에 있던 미오글로빈(myoglobin)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혈뇨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육안으로 소변색 변화가 없는 경우라도 검사를 통해 소변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미오글로빈이 검출됩니다.
  • 횡문근융해증은 어떻게 해야 빨리 확인할 수 있을까요?
  • 운동 이후 전신근육통이 상당기간 지속되면 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강도가 너무 세진 않았는지, 소변량이 감소했는지, 소변색깔 변화가 있는지 등을 예민하게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몸이 평소보다 많이 붓는 현상이 발생하면 횡문근융해증에 의한 콩팥기능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근육통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관련 검사결과가 정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횡문근융해증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의심되면 적극적인 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 횡문근융해증은 어떻게 치료할까요?
  • 횡문근융해증의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환자의 경우 간수치가 정상화되는 단계이고, 콩팥기능 및 소변검사 이상이 없어 입원하지 않고 스스로 수분보충을 하여 잘 치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콩팥기능의 심각한 저하가 있는 중증 횡문근융해증의 경우에는 혈액투석, 중환자실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하고, 만약 치료가 늦어지거나 효과가 없으면 심정지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미오글로빈이 콩팥에 독소로 작용하여 그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 등을 유발하여 심장기능까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횡문근융해증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운동 이후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합니다. 콩팥기능에 이상이 없다면, 수분섭취만으로 잘 치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도 있으므로, 스스로 판단하여 고강도 운동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만약, 고강도 운동 또는 그룹운동을 꼭 해야 되는 경우라면 사전에 강사와 운동강도에 대해 충분히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위 환자의 증례는 해당환자로부터 의무기록 열람 및 공개동의를 받은 후 작성된 내용입니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김원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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