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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닥터

[체육의 날] 국가대표 주치의가 들려주는 ‘국가대표 선수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1-05-21 10:04    조회 : 707
  • 10월 15일은 법정기념일인 “체육의 날”입니다. 국민들이 체육활동을 통해 체력을 증진하고 여가시간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정되었으며, 73년 올림픽의 날과 통합되었습니다.
  • 2020년의 “체육의 날”은 생활체육도, 엘리트 스포츠도 코로나 위기 속에서 힘겹게 버티는 중에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예정대로라면 올해 7월에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그려 냈겠지만, 서운해도 지금의 선수촌과 국가대표들의 이야기를 주치의의 시선에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국가대표 선수들
  • 올림픽은 4년마다 돌아옵니다. 동, 하계를 다 뛰고도 메달을 획득하는 초인이 있다고는 하나 예외로 해야 합니다. 선수마다 신체 능력의 정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라 정점이 10년씩 가는 선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 프로 리그가 없는 아마추어 종목에서 가장 서고 싶은 무대인 올림픽은 대부분 인생에 한 번입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우스갯소리일 수 있으나 한중일은 하계올림픽 10위 안에 단골로 들어가는 아마추어 스포츠 강국입니다.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서 당연한 결과이고, 일본은 유소년부터 학교 체육이 발달된 결과입니다. 한국은 천재가 나온 결과라는 자조적인 유머이지요.
    그러나 자조적인 유머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지난 4년간 너무나 절실하게 운동하는 천재들을 보았습니다. 이제는 여유롭게 진료할 수 있지만 선수촌의 첫 해 진료는 당황스러움과 황당함의 연속이었습니다.
  • 무릎이 조금 아파서 운동이 힘들다고 하는 이제 갓 태극마크를 단 10대 선수는 무릎이 조금 아파서 운동이 힘들다고 하기엔 정형외과 전문의 소견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선수촌에 들어오기 전부터 훈련 강도가 높았던 선수들도 있었죠. 자신에게 주치의가 있는 게 신기해하던 우리 꿈나무들의 절반 이상은 의학적으로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였습니다.
  • 그럼 이번에는 선수의 신념이 상식을 반전시켜 조금은 황당할지 모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선수가 무릎 연골이 파열되어 의학적으로는 반드시 수술해야 할 상황이라 시합을 앞둔 선수와 코치에게 이 무릎으로는 한두 경기도 뛰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수는 경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주치의로서는 만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수는 메달을 따고 돌아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의학적 판단이 틀렸다기보다 주치의가 필드를 이해하는 과정이고, 의지나 신념이 상식을 반전시키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치의는 혹사와 선수보호, 그 사이를 걷고 있습니다.
     
    인생 단 한 번의 기회 앞에 열정과 냉정한 현실적 판단. 진심으로 걱정해준다는 조언이 수년을 달려온 의욕을 절망으로 바꾸기도 하고, 냉정한 진단으로 경기를 포기하게도 합니다. 하지만 선수가 재활에 성공한 뒤 웃으며 뛰어와 메달을 걸어주면 주치의로서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겁니다.
  • 이제 6개월째 빈 선수촌을 지키고 있습니다. 힘들게 선수촌 외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선수들은 이 시간을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대회가 취소되면서 만성적인 ‘환자’에서 탈출하는 선수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력으로 때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다음 올림픽에 팀 코리아(Team Korea)의 미래는 밝다고 자부합니다.

    체육회는 3년 간 사용한 선수촌을 살뜰히 손보며 선수들의 입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선수촌의 물리치료팀은 일당백의 능력에 선수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웃고 울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한국어 버전 앱을 만든 것도 부족해 IOC Get Set 부상예방프로그램을 선수들이 입촌 전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유튜브로 제작하여 대한체육회TV 채널에도 게재하고 있습니다. 생활체육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으니 시청하여 많은 도움을 받길 바랍니다.
  • 스포츠의학, 선수가 가진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의료 예술
  • 스포츠의학은 선수가 가진 한 번의 기회에 있는 기술과 없는 기술을 한 데 모아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의료 예술입니다. 부상을 경계하지 않고 운동을 하다가는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이럴 경우, 주치의라도 선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반드시 부상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며 운동에 전념해야 합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이렇게 묘사하곤 합니다. 폭우 속에서 다 젖을 줄 알면서도 우산을 받쳐주며 끝까지 동행하는 사람으로요. 하지만 우리 주치의들은 애초에 선수를 젖지 않게 하기 위해 비를 오지 않게 해볼 생각입니다.

    올림픽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묻는 분들이 종종 계시지만,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에 즐기면서 재능을 몰두한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감동하고 힘을 얻습니다.

    체육의 날을 맞이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대표 선수들에게 늘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김세준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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